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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비교한 한국의 모습 : 한국病, 진단과 처방 영국병, 북구병... 한때 세계를 풍미했던 나랏병이 한국에도 상륙했다. 한국병. KTB 네트워크의 권오용 상무가 낸 새 책의 제목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정치, 행정, 사회, 기업 등 29개 분야에서 한국병의 실체를 분석했다. 저자는 한국병의 원인을 말하는 분야의 비대와 비효율에서 찾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 언급된 총 29개의 한국병 현상 중 말하는 부문은 20여 개나 된다. 부패, 집단이기, 정치, 행정, 과잉복지 등 경제를 훼손하고 기업의욕을 저하시키는 분야를 한국의 시각에서뿐 아니라 세계와 비교해 적시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는 도표와 통계가 많다. 300페이지가 채 안되는 책에 도표, 통계는 200여 개나 된다. 웬만한 연구보고서보다 훨씬 많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지 않고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한 페이지당 한 개 정도의 도표나 통계를 넣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기획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저자는 자신이 속한 기업의 세계에도 내실 없는 외형추구가 한국을 허약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최대, 세계최초라는 허상을 좇다 최고가 될 기회를 놓쳐 버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가 제시하는 처방은 그래서 말하는 부문의 축소를 제안하고 있다. 일하는 분야도 더 속을 채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 행정비용의 축소, 기업의욕의 제고, 민간주도의 사회복지시스템 도입, 기업간 네트워크 전략 등을 실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래야 우선 한국은 병상에서 퇴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음은 자기 몫 찾기에는 과격하고 남에게는 지나치게 엄격한 사회 구성원들의 이중의 잣대가 비판대상. 그래서 최종 대안은 절제된 자기이익의 구현이다. 사회적 분단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어야 공동체가 존속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결론을 독자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내년에 잇따르는 정치의 계절에서 현재 한국의 문제를 둘러싸고 여, 야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의미에서도 한국병으로 총칭된 이 책의 내용은 그 논의의 과정에서 훌륭한 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기 없이 성공한 나라는 없다. 실패와 성공의 차이는 위기의 순환 여부이다. 실패한 나라는 위기가 반복되고 부활한 경제는 위기가 일회로 차단된다. 무엇보다 지도자의 소신과 원칙이 돋보인다. 대중의 인기에 집착해서는 제대로 된 개혁과 구조조정을 이룰 수 없다. 일본식 장기불황 조짐에 남미식 사회분열까지 앓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단기간에 회생하리라고 진단하는 것은 기만에 가깝다. 설익은 대책으로 위기의 탈출을 장담하지 말고 신속한 해결책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사회적 합의를 추구하되 질서를 지키고 권위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사회적 중심가치의 정립은 그래서 더욱 시급한 과제다. 절망 속에 한국을 떠나는 이민의 행렬은 단순히 소득이 높은 곳을 향해 가는 것은 아니다. 나만큼 남의 권리도 지켜주는 사회적 질서, 능력이 없을 때 사회가 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그들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질서와 신뢰로 채워진 사회적 가치이다. 사회적 가치는 세계 유수의 생산실력을 가진 우리라 하더라도 지난 40여년 동안 그러했듯이 어느 날 공장에서 홀연히 찍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꾸준한 교육을 통해 적어도 한 세대 이상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생겨나는 것이다. 원칙을 찾느라 수많은 시간을 쓰고도 시행착오에 인색해서는 결코 그 원칙이 자리잡을 수 없다. 정치와 행정, 교육은 사회적 가치를 찾아주는 가장 유용한 수단들이다. 그러나 전체를 위한 가치를 정립하기에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이들 부문의 종사자들은 불행하게도 많은 시간을 자신들만의 가치를 찾아다니며 보내고 있다. 정치는 오로지 정권을 위해, 행정은 오로지 상급자만을 위해 교육은 오로지 교육 종사자들만의 이익을 위해 정신없이 시행착오를 저지르고 있다. 원칙 없는 시행착오의 반복은 이들 부문의 끝없는 팽창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고리를 차단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부문의 창의가 발현될 수 있다. 분별없는 국민의식은 우리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 한다. 기다릴 줄 모르는 근시안적인 행태는 우리 사회에 비전을 앗아가 버렸다. 너무나 쉽게 달아올랐다가 너무 빨리 식어버리는 다혈질로는 무쇠를 달궈낼 수가 없다. 절대의 평등을 지향하며 가진 자를 미워해서는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다. 기회의 평등을 추구하되 나타난 결과는 존중해 주는 것이 민주사회의 다원적 기초질서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재벌도 벤처도 노조도 건전한 가치관을 발휘할 수 있다. 집단의 끝없는 이기에 몸서리를 치면서 아직 그 고리를 끊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자초한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가 위대하다고 믿는다면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민주적 가치를 수용하고 그 질서에 복종해야 한다. 아픈 데도 병원에 가기를 거부한다면 그것은 만용에 불과할 뿐이다. 차라리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견뎌내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다. 실패가 부르는 달콤한 유혹에 귀를 닫고 부활한 나라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각 부문의 군살을 빼 일하는 사람이 자유롭게 되도록 놓아주어야 한다. 일하는 사람들은 더 속을 채워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은 우선 병상에서 퇴원할 수 있다. 그리고 힘을 모아 벌어진 격차를 메워주어야 한다. 그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어야 한국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생기 찬 공동체로 부활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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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 ㆍ고려대 졸업 ㆍ현재 KTB 네트워크의 상무로 재직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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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 11 1.사회병리 부패/도덕적기반없이 더이상의 성장은 없다 ... 21 복지만능/민감참여확대로 선택권을 넓혀야 ... 29 불신풍조/신뢰는 가장 큰 사회적 자본 ... 39 고령화,이민/돈보다는 희망이다 ... 47 2.경제 기초환경 금융/위험을 거래하라 ... 57 준조세/기업은 존재 자체가 사회공헌 ... 67 노조/ 관행이 부르는 위기 불감증 ... 75 NGO/시민주권시대에 걸맞는 책임을 ... 85 외국인 투자/초국경 시대에도 국적은 있다 ... 92 M&A/세계적관점은 메가트랜드 ... 103 3.공공서비스 행정/통제에서 책임으로,규제에서 영향력으로 ... 115 국가채무/감세로 흑자전환을 ... 125 지방화/능력없이 권한 없다 ... 133 민영화/ 공익과 효율의 동시실현 ... 143 4.정치.국제환경 남북통일/버려야할 이중잣대 ... 153 정치/황제식 지배구조의 청산을 ...163 동북아 자유무역/금융시스템의 공조가 우선 ... 171 신경제/냉철한 비지니스모델의 개발 ... 179 5.기업개혁 기업 구조조정/핵심역향의 확보가 기준 ... 189 재벌/효율을 위한 경영권의 재량보장 ... 198 벤처/네트워킹 전략, 모으면 커진다 ... 209 제조업/구조조정과 산업정책의 조화 ... 217 기업가정신/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 ... 227 디지털혁명/정보화 기적의 가능성 ... 235 6.공동체정신 기부/부자의 힘 ... 245 빈부격차/시장의 실패를 시장에서 고치자 ... 251 환경/공기와 물로 지구는 하나가 된다 ... 259 교육/획일화의 탈피로 자율성의 구현을 ... 269 공동체의식/절제된 자기이익의 구현 ... 2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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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28
